[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 왜 남의 엄마로 동그랑땡을 만드는가

2024. 11. 7. 20:39·사물/책


나는 일정 주기로 얕게는 아포칼립스부터 깊게는 고어까지 잔인한 텍스트를 많이 읽는데, 귀신 이야기는 무서워서 못읽지만 내 상상력의 한계가 공포의 한계가 된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나폴리탄 괴담은 좋아하는 편.
마침 지난 여름동안 괴담이 땡겨서 한참동안 나폴리탄 괴담을 찾아 읽었다.
찾아보니 요즘은 지침서, 수칙서 형태의 괴담이 많던데 괜찮은걸 읽고 싶어서 찾다보니 나온게 이 <괴이현상 실종자수색연합>.
 
 

책갈피는 나름의 책꾸. 몸상태가 많이 나아졌지만 열심히 촬영할만한 체력은 없었음


내가 재밌게 읽은 책들의 공통점은 첫인상이 안좋다는 것이다. 제목이 마음에 안들고, 첫 문장이 마음에 안들고, 심지어 주인공 이름에까지 트집을 잡기 시작하며 괜히 읽기 시작했다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이면 높은 확률로 어느 한 부분에 꽂혀서 돌게 되는데, 이번 수색연합도 마찬가지였음
일단 제목부터 마음에 안들었음. 괴담이 읽고 싶었던건데 갑자기 수색연합이라니? 장편에다가 등장인물도 너무 많아보여서 일단 쓰루했다가 더이상 읽을만한 수칙서 괴담이 떨어졌을 때가 되어서야 다시 읽으러 감
이 장편이 정말 시간들여 읽을만한가 반신반의하며 서문을 읽기 시작했고, 1편인 해피에브리데이마트에서 그 생각은 완전히 사라짐
남의 엄마로 동그랑땡을 만들다니.. 동방예의지국 유교걸 가슴에 불을 지르는 부분이었다.
동그랑땡을 원동력으로 새벽 늦은 시간까지 밤을 패가며 완독했고 그 후에는 단행본을 구매.
동그랑땡, 양순자 대원, 외전의 ■■ 대원의 메모가 제일 인상깊었고 괴이현상보다 인간의 악의가 드러나는 윤미영 이야기는 잘 안읽혔음
 
최근에 영화를 한편 봤는데 불필요하게 삽입된 잔인한 묘사가 상당한 불쾌감을 남겼음. 만약 텍스트 였다면 '다음 중 문맥에 맞지 않게 들어간 문장을 고르시오.' 하는 문제의 정답으로 출제되었을 것
반면에 수색연합은 쓸데없이 잔인한 묘사를 하지않아서 좋았음
왜 앞부분이 아니라 외전에 가서야 실종자목록과 인물소개가 나오나 싶었는데 내 기준으로 사람 잡아먹는 괴이보다 인물 소개에 적힌 한줄이 더 잔인하게 느껴졌음

만약 수색연합에서 동그랑땡을 만드는 묘사가 자세하게 나왔다면 단행본까지 사서 읽지는 않았을텐데, 절망적인 내용이 수칙서라는 형식의 글 안에 담담하게 표현되어 독자에게 등장인물의 심정을 상상하도록 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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